산재기간중 집회참가자 징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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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재 중 집회참가는 치료소홀?
'경위서 제출거부 징계사유' VS '치료외 시간은 개인자유'
산재기간 중 희망버스에 참가한 노동자에게 치료를 소홀히 했다며 회사가 경위서를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해 사측과 근로복지공단 평택지사, 금속노조 법률원은 각자 다른 견해를 밝혔다.
지난 해 12월 추락으로 다리 골절과 허리압박 골절로 산재요양에 들어간 A씨는 올해 7월 ‘울산 현대차 희망버스’에 참가했다. 이후 회사는 A씨가 희망버스에 참가한 모습이 언론에 보도됐다며 경위서 제출을 세 차례 요구했고,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신의성실 위반과 상사의 업무지시의 불이행’으로 A씨를 징계위에 회부했다. A씨와 금속노조 만도지부 평택지회는 ‘산재치료를 소홀히 한 적이 없으니 경위서 제출 자체가 부당하며, 이를 거부했다고 징계위를 여는 것은 더더욱 부당’이라며 반발했다.
(주)만도 노사기획팀 관계자는 “산재요양 기간 중에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데, 그 기간에 집회에 참석한 것과 관련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 경위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경위서 제출 거부가 징계위 소집요건이 되는 지에 대해서는 “회사가 요구했을 때 경위서 제출을 거부한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면서 “산재요양 기간에 집회에 참석한 것은 치료에 전념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구심이 있어 경위서를 요청 한 것인데, 이를 거부해 정당한 업무지시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당시 집회가 근무나 병원치료가 없는 주말이었던 점에 대해서는 “(집회가) 주말인지 평일인지는 모르겠고 (회사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고자 한 것”이라며 “노사 양측이 5명씩 참여하는 징계위를 열어서 관련 사실을 조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산재요양 중 치료 소홀을 판단하는 별도의 기준이 있는지 근로복지공단에 문의하자, 평택지사 관계자는 “병원치료를 받지 않았다거나 산재기간 중에 외국에 나가거나 하는 일 정도가 소홀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별도의 기준이 없다고 답했다.
이번 사안과 관련해서는 “손을 다친 환자가 운동을 위해 산행을 하는 것이 문제 되지 않는 것처럼, 병원치료를 열심히 받았다면 그 외는 개인의 자유”라며 “치료 외 시간에 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얘기는 처음 들어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징계와 관련해서는 “근로복지공단은 치료 목적의 기관이고, 치료를 소홀히 했냐의 여부를 병원치료 외에 개인적인 것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이번 건이) 회사 사규나 노동법에 저촉되는지 여부까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법률원은 회사의 주장에 대해 “요양 기간 중에 집회에 참여했다는 것만 갖고 징계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조현주 변호사는 “회사가 취업규칙 상 신의성실 원칙과 업무지시의 불이행을 주장하고 있으나 요양승인을 부적합하게 받는 것도 아니고, 요양 기간 중에 치료를 게을리 하지 않았고, 치료를 받으면서 본인이 할 수 있는 사적인 영역의 일을 한 것이라 경위서 제출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경위서를 낸 것이 정당한 업무지시였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 변호사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기는 하나 회사의 주장대로 경위서가 업무지시라면 업무에 관한 경위서야 하는데, 이 경우 치료 외의 시간에 대한 것이므로 업무지시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요양 외의 시간에 마트에 가서 장을 보든, 경조사에 참여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런 사진이나 영상이 찍혔다고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사적인 사안들에 비해서도 희망버스 참가로 경위서를 요구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 정당한 요양승인 절차를 받고, 치료를 열심히 받았는데 산재기간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하지 말라고 할 권리가 회사에 없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법률원은 “징계위가 강행된다면 부당징계구제신청 및 부당징계무효확인신청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기사제휴=뉴스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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